선흘리안판관본풀이(善屹里安判官本풀이)
삼형제는 각각 내 ‘조상’임에 틀림없다 하고, 옷을 벗어놓고 뱀에게 오르라고 하였다. 그러자 뱀은 막내 동생의 옷 위로 기어오르므로, 이를 싸업어 선흘리 마을로 와서 모시고 정착하여 살았다. 그 뒤 집안이 번성하여 통정대부·가선대부 등 벼슬이 속출하다가 자손 중에서 제주판관이 나왔다. 이 안판관은 제주시 삼도동의 고씨 심방을 불러 굿을 할 때, 벼슬이 낮다고 불평을 하였다. 이 말에 토라진 ‘조상’ 곧 뱀신은 고씨 심방의 쌀자루에 들어가 고씨를 따라가서, 고씨 심방집안을 번창시키고 많은 벼슬을 낳게 하였다. 이 본풀이는 내용이 「고대정(高大靜) 본풀이」와 유사하여 그 변이로 보이며, 제주도 뱀신앙의 한 예화로서 가치가 있다. - 『제주도무속자료사전』(현용준, 신구문화사, 1980)